짧막 상식

고혈압 초기 진단 시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조절 가능한 경우는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요?

코아라구2 2025. 4. 12. 17:57

고혈압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마음이 철렁 내려앉는 느낌이 드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픈 데가 없는데도 병명 하나가 일상을 무겁게 만들죠. 특히 병원에서 ‘초기 고혈압’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약을 바로 시작해야 하나 고민이 많아집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초기 단계라면 꼭 약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생활 습관을 제대로만 바꾼다면요.

보통 수축기 혈압이 130-139mmHg 사이거나, 이완기 혈압이 80-89mmHg 사이에 해당되면 ‘고혈압 전단계’ 또는 ‘고혈압 초기’라고 부릅니다. 이 구간은 약물 치료보다 생활 습관 개선을 먼저 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혈압 수치만으로 판단하긴 이릅니다.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조절 가능 여부가 달라지기 때문이죠.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 혈압을 조절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그 조건들이 잘 갖춰져 있다면, 충분히 약 없이도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첫째, 혈압이 하루에도 오르락내리락 불안정한 경우보다는, 어느 정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경우가 조절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째, 신장 질환, 심혈관 질환, 당뇨병 등 동반 질환이 없다면 약 없이 관리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집니다. 이미 다른 질환이 있다면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셋째, 음식 조절, 운동, 체중 감량, 스트레스 관리 등 모든 요소들이 조금씩 모여 혈압을 낮춰주는데, 이건 단기간의 변화로는 어렵습니다. 3개월 이상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의지가 중요합니다. 넷째, 부모나 형제가 젊은 나이에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을 겪은 경우라면, 아무리 생활 습관을 바꿔도 위험 요소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엔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꼭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30-50대 초반의 경우에는 신체 회복력이나 생활 습관 변화에 대한 반응이 더 빠르기 때문에 조절이 잘 되는 편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혈관 자체의 탄력이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정답은 이미 알고 계실 겁니다. 하지만 실천은 늘 어렵죠. 짠 음식 줄이기, 가공식품 피하기, 매일 30분 이상 걷기, 체중 감량, 음주 제한, 금연,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이걸 한두 달 한다고 효과가 바로 나타나진 않습니다. 하지만 3개월, 6개월, 1년… 천천히 일상을 바꾸면 그만큼 혈압도 따라 변합니다.

생활 습관만으로 혈압을 잘 조절하는 건 분명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무조건 약을 피하려고 하기보단, 본인의 상태를 정확히 아는 게 더 중요합니다. 의사와 상의하며 3-6개월간 생활 습관을 개선해 보고, 변화가 없다면 그때 약을 함께 병행해도 늦지 않습니다.

고혈압 초기 진단은 '경고'라기보다는 '기회'입니다. 더 늦기 전에 건강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신호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