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친한 형이 하던 전문건설업체를 정리하면서 저한테 면허 넘겨받을 생각 있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그때는 '그거 그냥 등록만 바꾸면 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막상 알아보니까 신규등록이랑 양도양수가 완전히 다른 트랙이더라고요. 비용도, 서류도, 세금 문제도 전혀 다르고요. 오늘은 그때 제가 조사하면서 정리한 내용을 풀어보려 합니다. 건설업 양도양수를 처음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큰 그림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거예요.
우선 건설업 양도양수라는 건 단순히 명의만 바꾸는 게 아니라 양도인이 가지고 있던 사업 시설, 인적 자원, 권리와 의무를 통째로 양수인에게 넘기는 계약을 말해요. 그래서 건설업 세계에서는 이걸 포괄양도양수라고도 부릅니다. 신규로 면허를 따려면 자본금 쌓고 기술인 충족하고 실적 1년 기다리고 이 과정을 처음부터 다 밟아야 하지만, 양도양수는 기존 회사의 면허와 함께 시공실적까지 승계받을 수 있어서 입찰 경쟁력을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특히 공공공사나 관급공사를 노리는 업체라면 실적 승계 여부가 결정적입니다.
절차는 크게 네 단계로 나뉘어요. 첫 번째가 양도양수 계약 체결이고, 두 번째가 양수자의 자격요건 충족 확인, 세 번째가 관할 시도지사 또는 협회에 양도양수 신고서 제출, 마지막이 수리 통보 및 등록증 교부입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양수자도 신규등록 기준과 동일한 자본금, 기술인, 사무실, 보증가능금액확인서를 다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에요. 양도받는다고 그냥 받아지는 게 아니라는 뜻이죠. 예를 들어 토목건축공사업은 자본금 5억 이상, 기술인 6명 이상이 있어야 하고, 전문건설 중 실내건축공사업은 자본금 1억 5천만 원 이상과 기술인 2명 이상이 필요합니다. 업종별로 편차가 커서 넘겨받고 싶은 면허의 등록기준을 먼저 꼼꼼히 확인해야 해요.
서류 준비가 제일 품이 많이 가는 부분인데요, 양도인 쪽에서는 양도양수계약서, 법인등기부등본, 사업자등록증,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 의사록, 법인인감증명서, 폐업 예정 시 폐업신고서가 필요하고, 양수인 쪽에서는 기술인 재직증명서와 자격증 사본, 4대보험 가입증명서, 자본금 납입 증빙, 사무실 임대차계약서와 건물 등기부등본, 건설공제조합 출자증권 또는 보증가능금액확인서가 필요합니다. 여기에 양도양수 신고서와 건설업 등록증, 등록수첩 원본까지 챙겨야 하니 실제로는 20종 가까운 서류가 오갑니다. 행정사나 전문 컨설팅 업체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비용 얘기를 안 할 수 없죠. 면허 자체의 시세는 업종과 실적,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금액으로 보면 전문건설업 면허는 실적 없는 깡통 기준으로 대략 3천만 원에서 7천만 원 선, 실적이 붙은 면허는 1억 원 이상까지도 거래되고, 종합건설업종은 토목건축공사업 기준으로 깡통도 1억 5천만 원에서 3억 원, 실적 좋은 면허는 5억 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있어요. 여기에 행정사 수수료가 보통 300만 원에서 800만 원, 공제조합 출자금과 보증수수료, 법인 등기 변경비용 등이 별도로 붙습니다. 처리 기간은 서류가 완비된 경우 신고 수리까지 통상 2주에서 4주 정도 잡으시면 무리가 없어요.
세금 부분은 반드시 챙겨야 할 포인트입니다. 포괄양도양수 요건을 충족하면 부가가치세가 과세되지 않아요. 즉 매수자가 10퍼센트 부가세를 얹어서 낼 필요가 없다는 뜻인데, 이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사업장별로 그 사업에 관한 모든 권리와 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해야 하고, 사업의 동일성이 유지되어야 해요. 일부만 떼어서 넘기거나 단순히 면허만 이전하는 경우에는 포괄양수도로 인정되지 않아서 부가세가 붙습니다. 양도인은 양도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25일 이내에 부가가치세 확정신고와 폐업신고를 해야 하고, 양도소득세 또는 법인세 문제도 따로 계산이 들어가요. 법인 주식양도 방식으로 진행하면 또 별개의 세무 이슈가 생기니까 세무사 상담이 필수입니다.
실적 승계 관련해서도 헷갈리는 부분이 많은데, 건설산업기본법상 포괄양도양수가 이루어지면 양도인의 시공실적은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승계됩니다. 다만 합병이나 분할 없이 단순 영업양도인 경우와, 법인을 통째로 주식양수로 가져가는 경우는 처리 방식이 달라요. 실적을 제대로 승계하려면 대한건설협회 또는 대한전문건설협회에 실적 변경 신고까지 마쳐야 하고, 이 신고가 누락되면 입찰 때 실적이 인정 안 되는 낭패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자담보책임도 함께 넘어오기 때문에, 양도인이 과거에 시공한 공사의 하자보수 의무까지 양수인이 지게 된다는 점은 반드시 계약서에 명시하고 넘어가야 해요.
마지막으로 주의사항 몇 가지 정리해드릴게요. 첫째, 면허 시세만 보고 덜컥 계약하지 말고 양도 법인의 국세 지방세 체납, 하도급 분쟁, 근로자 임금 체불, 산재 발생 이력까지 전부 열람해야 합니다. 법인을 그대로 인수하는 방식이면 이 부채들이 전부 따라와요. 둘째, 공제조합 출자증권의 명의 이전도 잊지 마세요. 보증한도가 낮아지면 입찰에 제약이 걸립니다. 셋째, 기술인 명의대여는 적발 시 면허 말소까지 가는 중대 사안이니, 정식으로 4대보험 가입된 재직자로 등록기준을 충족해야 해요. 넷째, 양도양수 신고 수리 전에 공사 계약을 체결하면 무등록 시공으로 간주될 수 있어서 반드시 수리 후 영업을 시작해야 합니다. 건설업 양도양수는 금액도 크고 리스크도 큰 거래인 만큼, 전문 행정사와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진행하시는 걸 권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