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밖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면 화면이 손가락을 잘 못 알아채고 몇 번을 눌러야 반응한다. 요즘 화면은 손가락이 닿을 때 생기는 미세한 전기 변화를 읽는 방식인데, 차갑고 마른 손가락은 이 변화를 거의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화면 아래에는 아주 약한 전기가 고르게 흐르는 얇은 층이 깔려 있다. 사람 몸은 전기를 조금 통하는 물체라 손가락이 닿으면 그 자리의 전기가 살짝 몸으로 끌려가고, 화면은 그 변화가 생긴 위치를 터치로 인식한다. 그래서 플라스틱 펜이나 마른 나무로 눌러도 반응하지 않는다. 이 방식을 정전식이라 하고, 예전 은행 단말기처럼 힘으로 눌러 감지하는 감압식과는 원리가 다르다.
손가락이 전기를 끌어가는 힘은 피부의 물기와 온도에 달려 있다. 추우면 손끝 혈관이 오므라들어 피가 덜 돌고 피부가 마르면서 전기를 통하는 성질이 크게 떨어진다. 손이 얼어 감각이 둔해진 상태라면 화면에 닿는 면적도 작아져 인식이 더 어려워진다. 장갑을 끼면 아예 반응이 없는 것도 천이 전기를 안 통해서다.
그래서 손끝에 전기가 통하는 실을 짜 넣은 터치 장갑이 있고, 급하면 장갑 낀 손가락 끝에 살짝 물기를 묻히거나 코끝처럼 노출된 피부로 눌러도 된다. 손을 주머니에 넣어 잠깐 데우거나 입김을 불어 살짝 축축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인식이 확 좋아진다.
반대로 물기가 너무 많으면 화면 전체에 전기가 퍼져 엉뚱한 곳이 눌리거나 반응이 멈춘다. 비 오는 날 젖은 화면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이 이 때문이라, 물기를 닦고 써야 한다. 손이 유난히 건조한 사람은 겨울 내내 터치가 둔한데, 핸드크림을 바르고 잠시 뒤 쓰면 나아진다. 보호필름이 두껍거나 기포가 들었을 때도 같은 증상이 나니 겨울에만 그런 게 아니라면 필름을 점검해 보자.
추운 날 터치가 안 되는 것은 화면 고장이 아니라 차갑고 마른 손가락이 전기 변화를 못 만들기 때문이니, 손을 데우거나 살짝 적시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