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방울을 불면 입구가 네모난 틀로 불어도 날아가는 방울은 어김없이 동그랗다. 비누방울이 둥근 것은 비눗물 막이 스스로 줄어들려는 표면장력 때문이다. 막은 가능한 한 작은 면적으로 오그라들려 하는데, 같은 양의 공기를 가두면서 겉넓이가 가장 작은 모양이 바로 구이기 때문에 어떤 모양으로 불어도 결국 공이 된다.
물 분자는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강해 물의 표면은 당겨진 고무막처럼 행동한다. 비누는 이 힘을 적당히 약하게 만들어 막이 얇게 늘어나면서도 터지지 않게 해 준다. 순수한 물은 표면장력이 너무 세서 막이 늘어나기 전에 끊어지고, 비누가 들어가면 막이 길게 늘어나 공기를 감쌀 수 있다. 비눗물 막은 비누 분자가 물층을 양쪽에서 샌드위치처럼 감싼 세 겹 구조다.
막이 공기를 감싸면 안쪽 공기가 밖으로 밀고 막은 안으로 조인다. 이 두 힘이 어디서나 똑같이 맞서는 모양은 구뿐이다. 모서리가 있으면 그곳의 막이 더 세게 당겨져 금세 둥글게 펴지고, 긴 타원이면 양 끝이 안으로 들어와 공이 된다. 부피가 같을 때 정육면체보다 구의 겉넓이가 20퍼센트쯤 작으니 막은 늘 구를 택한다. 빗방울이 둥근 것도 같은 이유다.
비누방울 두 개가 붙으면 붙은 면이 평평한 벽이 되고 세 개가 모이면 벽이 정확히 120도로 만난다. 역시 전체 막의 넓이를 가장 작게 하려는 성질 때문인데, 벌집이 육각형인 것과 같은 수학이다. 막에 무지개색이 도는 것은 막이 빛의 파장만큼 얇아서 막 앞면과 뒷면에서 반사된 빛이 서로 간섭하기 때문이고, 색이 바뀌는 것은 물이 아래로 흘러 막이 점점 얇아진다는 신호다.
방울이 터지는 것은 물이 증발하거나 아래로 흘러 막이 너무 얇아지기 때문이다. 비눗물에 설탕이나 글리세린을 조금 섞으면 물이 천천히 마르고 막이 두꺼워져 방울이 오래간다. 추운 겨울 밖에서 불면 막이 얼어 얼음 공이 되는데, 이때도 모양은 둥글다. 우주 정거장처럼 중력이 없는 곳에서는 물방울 자체가 비누 없이도 완벽한 구가 된다.
비누방울이 둥근 것은 막이 가장 작은 넓이로 오그라들려는 표면장력 때문이니, 어떤 틀로 불어도 공이 되는 비누방울은 자연이 가장 적은 재료로 공간을 감싸는 답을 보여 주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