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집 가서 단무지 먹다가 옆 테이블에서 작은 잔에 투명한 술을 한 번에 털어 넣는 모습 보신 적 있으시죠. 그게 바로 고량주입니다. 단순히 한 종류가 아니라 향과 도수, 원산지에 따라 정말 다양하게 구분되는 술이에요. 오늘은 고량주의 종류와 대표 브랜드, 도수까지 한꺼번에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고량주가 뭔지부터 짧게 보면, 한자 그대로 高梁酒, 즉 수수(고량)을 주재료로 만든 중국식 증류주를 의미합니다. 수수를 100% 사용하거나, 수수를 주원료로 하면서 쌀이나 보리, 옥수수 같은 다른 곡물을 일부 섞어 만들기도 해요. 중국에서는 백주(白酒)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는 종류 중 하나로 분류되지요.
백주와 고량주의 관계가 살짝 헷갈릴 수 있는데요. 백주는 중국의 곡물 유래 증류주를 통칭하는 큰 분류 이름이고요. 그 안에 수수를 주재료로 하는 술이 고량주입니다. 그러니까 모든 고량주는 백주지만, 모든 백주가 고량주는 아니에요. 마오타이나 우량예 같은 유명 술들도 큰 틀에서는 백주로 분류되지만 원료에 따라 세부 카테고리가 다릅니다.
가장 유명한 브랜드부터 정리해 드리면 첫 번째는 마오타이(茅台)입니다. 중국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 특산 증류주로, 100% 수수를 사용하는 정통 고량주예요. 도수는 보통 53도 정도로 형성되어 있고요. 한 잔에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가는 고급 라인이 많아 외교 행사나 비즈니스 식사 자리에서 자주 등장합니다. 짙은 향이 한자로 醬香(장향)이라 표현되는 특유의 발효된 콩 같은 향이 특징이지요.
두 번째는 우량예(五粮液)입니다. 이름 그대로 다섯 가지 곡물(수수·쌀·찹쌀·옥수수·보리)로 만든 술로 사천성을 대표하는 명주예요. 도수는 52도 정도가 표준이고요. 향이 진하면서도 부드럽다고 해서 농향형(濃香型) 백주의 대표 주자로 꼽힙니다. 마오타이가 묵직한 발효향이라면 우량예는 곡물의 풍부한 풍미가 살아있는 느낌이지요.
세 번째는 분주(汾酒)인데요. 산시성을 대표하는 백주로 청향형(淸香型)에 속합니다. 향이 가볍고 깔끔해 처음 고량주를 접하시는 분들에게 부담이 적은 편이에요. 도수는 38도부터 53도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있어 본인 도수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습니다. 가격대도 비교적 합리적이라 대중적이에요.
한국 마트에서 흔히 보이는 고량주 중에는 연태고량주(煙台高粱酒)가 있어요. 산둥성 연태에서 만들어지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고량주로 도수는 34도에서 53도 사이에 다양한 옵션이 있습니다. 가격이 부담 없어 한국 중식당에서 곁들임 술로 가장 자주 등장하지요. 진한 마오타이나 우량예는 가격이 높아 일상 음용은 어렵지만 연태고량주는 식사 한 끼에 가볍게 한 잔 곁들이기 좋아요.
고량주의 향 분류는 세 가지로 크게 나뉩니다. 농향형은 우량예처럼 곡물향이 진하고 풍부한 타입이고요. 장향형은 마오타이처럼 발효향이 두드러지는 묵직한 타입입니다. 청향형은 분주처럼 깔끔하고 가벼운 향의 타입이에요. 이외에도 미향형, 봉향형 같은 세부 분류도 있는데 일반 음용 시에는 위 세 가지만 알아두셔도 충분합니다.
도수는 일반적으로 30도에서 60도 사이가 대부분이에요. 입문하시는 분들은 30~40도 사이의 가벼운 라인부터 시도해 보시는 게 좋아요. 익숙해지면 50도 이상의 정통 고량주를 도전하시면 술의 진가를 느끼실 수 있고요. 음용법은 작은 잔에 따라 한 번에 입에 넣고 천천히 삼키는 게 일반적입니다. 음식 페어링은 기름진 중식에 잘 어울리고 한국식 곱창이나 삼겹살에도 의외로 잘 맞아요. 한 번 시도해 보시고 본인이 좋아하는 향형을 찾아보시면 중국술의 매력을 새롭게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