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은 봄나물 중에서도 짧은 제철을 타는 식재료라 한 번에 많이 사 와서 어떻게 보관하느냐에 따라 식탁에서 즐길 수 있는 기간이 달라집니다. 그냥 냉장고에 넣어두면 며칠 안에 시들어 색이 변하고, 잘못 얼리면 식감이 죽어버려요. 결국 손질과 보관 방법을 어떻게 잡느냐가 핵심입니다.
두릅은 4월 중순부터 5월 초까지가 가장 맛있는 시기입니다. 산지 두릅은 줄기가 두툼하고 잎이 살짝 펴진 상태로 막 올라온 것이 가장 신선하고, 초록빛이 짙고 가시가 부드러운 것을 고르세요. 너무 자란 두릅은 잎이 단단해지고 쓴맛이 강해지니까 손바닥 길이 정도의 어린 두릅이 보관에도 유리합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손질입니다. 줄기 끝의 거친 부분을 칼로 살짝 잘라내시고, 잎 사이에 흙이나 먼지가 있으면 흐르는 물에 살살 헹궈주세요. 너무 박박 씻으면 잎이 떨어지고 향이 빠지니까 정말 살짝만 헹구시는 게 좋습니다. 가시 부분도 마찬가지로 살짝 다듬어주는 정도면 충분해요.
씻은 두릅은 키친타월로 물기를 닦아주세요. 물기가 남아 있으면 보관 중에 짓무르기 쉽거든요. 그다음 보관 방법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단기 보관과 장기 보관입니다. 단기 보관은 일주일 정도, 장기 보관은 한두 달 이상 두고 먹을 때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단기 보관은 냉장 보관입니다. 손질한 두릅을 키친타월로 가볍게 감싸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실에 두시면 일주일 정도는 신선도가 유지됩니다. 키친타월이 잎에 남은 수분을 흡수해주고, 밀폐용기가 향이 빠지는 걸 막아줘요. 중간에 한 번 키친타월을 새것으로 갈아주시면 더 오래 갑니다.
장기 보관은 데쳐서 냉동하는 방법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끓는 물에 소금 한 작은술을 넣고 두릅을 30초에서 1분 정도 살짝 데치세요. 데친 후 곧장 찬물이나 얼음물에 담가 식혀주시고, 물기를 짠 다음 한 번에 먹을 분량으로 나눠 지퍼백에 담아 냉동실에 두면 두 달 정도는 거뜬합니다.
데치는 시간은 정말 짧게 잡으셔야 합니다. 너무 오래 데치면 식감이 무르고 풋내가 빠져버려요. 두릅 줄기가 살짝 부드러워지고 잎이 한 번 휘어지는 정도에서 바로 건져내시면 됩니다. 찬물에 식힐 때도 너무 오래 두지 마시고, 손에 잡히는 순간 건져 물기를 짜는 식이 가장 좋습니다.
해동할 때는 자연 해동이 식감 면에서 가장 낫습니다. 냉장실에서 반나절 정도 두면 자연스럽게 풀어지고, 그 후 가볍게 찜을 하거나 볶음, 무침으로 활용하시면 됩니다. 전자레인지로 급하게 해동하면 잎이 짓무르기 쉬우니 시간이 부족할 때만 짧게 사용하세요.
장아찌로 만들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손질한 두릅에 끓여 식힌 간장 양념(진간장, 식초, 설탕, 청주를 1:1:1:1로 섞어 한 번 끓여 식힘)을 부어 일주일 정도 숙성시키면 짭조름한 두릅 장아찌가 완성됩니다. 한 번 만들어두면 한 달 가까이 즐길 수 있어서 두릅 제철이 끝난 후에도 봄맛을 이어갈 수 있어요.
두릅은 본연의 향이 가장 큰 매력이라 너무 강한 양념보다는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게 가장 일반적입니다. 보관할 때도 향이 빠지지 않게 신경 쓰시면, 한 번 사 온 두릅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봄나물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짧은 제철을 길게 즐기는 비결은 결국 손질과 보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