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야외에서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켜다 보면 불이 약하거나 아예 안 붙는 경험을 합니다. 분명 가스는 남아 있는데 왜 추운 날만 되면 부탄가스가 제 힘을 못 내는지 궁금해집니다.
이유는 부탄이라는 기체의 성질에 있습니다. 부탄가스 통 안에는 액체 상태로 눌러 담긴 부탄이 들어 있는데, 이 액체가 기체로 바뀌어야 불이 붙습니다. 그런데 부탄은 기온이 0도 가까이 떨어지면 잘 기화하지 못합니다. 액체가 기체로 바뀌지 못하니 통은 멀쩡해도 가스가 나오지 않아 불이 약하거나 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추운 곳에서는 통이 차가워질수록 화력이 점점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한참 쓰다 보면 가스가 빠져나가면서 통 자체가 더 차가워져 기화가 더 안 되는 악순환이 생기기도 합니다. 겨울 캠핑에서 라면 하나 끓이기가 유독 힘든 데는 이런 까닭이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 산행이나 차박에서 버너가 시원찮은 것은 대개 가스 탓이지 버너가 고장 난 것이 아닙니다.
이를 해결하려고 나온 것이 겨울용으로 나오는 가스입니다. 부탄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잘 기화하는 이소부탄이나 프로판을 섞어 만들어, 추운 날씨에서도 화력이 잘 유지됩니다. 일반 부탄가스를 써야 한다면 통을 옷 안쪽이나 따뜻한 곳에 두어 차가워지지 않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다만 불 가까이 대거나 직접 가열하는 것은 폭발 위험이 있어 절대 하면 안 됩니다.
정리하면 겨울에 부탄가스가 잘 안 켜지는 것은 고장이 아니라, 추우면 부탄이 기체로 바뀌지 못하는 자연스러운 성질 탓입니다. 추운 곳에서 오래 쓸 일이 있다면 겨울용 가스를 준비하거나 통을 따뜻하게 보관하는 정도로 대비하면, 한겨울 야외에서도 어렵지 않게 불을 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