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안동 여행을 갔다가 전통시장에서 안동식혜를 처음 맛봤거든요. 우리가 흔히 아는 달달한 식혜랑은 완전히 다른 맛이라서 좀 놀랐어요. 빨간색에 약간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 나는데, 집에 와서 바로 레시피를 찾아봤습니다.
안동식혜는 일반 식혜랑 근본적으로 다른 음식이에요. 보통 식혜는 엿기름물에 밥을 삭힌 다음 끓여서 만들잖아요. 안동식혜는 절대 끓이지 않고 발효를 시키는 게 핵심입니다. 일반 식혜가 달콤한 음료라면, 안동식혜는 무, 생강, 고춧가루가 들어가서 칼칼하고 새콤해요. 경상북도 안동의 전통 향토 음식으로 제사상이나 명절에 빠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재료는 찹쌀 2컵 반, 엿기름 3컵, 무 1kg, 당근 100g, 배 반 개, 고춧가루 1컵, 생강 60g, 설탕 2컵, 물 4리터가 기본이에요. 밤이나 대추 같은 고명은 취향에 따라 넣으셔도 됩니다. 무는 필수이고, 당근은 무 양의 10% 정도만 넣는 게 일반적이에요. 고춧가루도 빠지면 안 되는데 안동식혜 특유의 빨간색이 여기서 나오거든요.
먼저 찹쌀을 깨끗이 씻어서 30분 정도 불려줍니다. 불린 찹쌀을 고두밥으로 쪄야 하는데, 찜기에 면보를 깔고 김이 오른 상태에서 30-40분 쪄주면 돼요. 다 쪄지면 한 김 식혀두세요. 엿기름은 미지근한 물에 주물러서 체에 걸러 맑은 윗물만 받습니다. 탁하면 맛이 깔끔하지 않아서 2-3번 걸러주는 게 좋아요.
무와 당근은 나박나박 얇게 썰고, 배도 같은 크기로 썰어주세요. 생강은 껍질 벗기고 곱게 갈아서 즙만 짜서 쓰면 됩니다. 고춧가루는 물 10큰술에 미리 개어두면 편해요.
큰 용기에 식힌 고두밥, 엿기름물, 썰어둔 채소와 과일, 생강즙, 고춧가루물, 설탕을 전부 넣고 골고루 섞어줍니다. 여기서 중요한 게, 절대 끓이면 안 돼요. 따뜻한 방 아랫목이나 실온에 두고 3-4시간 발효시킵니다. 재료가 동동 떠오르면 발효가 진행되는 신호인데, 너무 오래 두면 과발효로 맛이 시어지니까 타이밍을 잘 잡아야 해요.
재료가 떠오르면 바로 차가운 곳으로 옮겨서 하루 숙성시키면 완성이에요. 여름에는 2-3시간이면 충분하고 겨울에는 좀 더 오래 걸릴 수 있어요. 고춧가루를 반 컵으로 줄여도 맛은 괜찮으니까 매운 걸 못 드시면 조절해 보세요. 완성된 안동식혜는 소화에도 좋아서 과식 후에 한 그릇 드시면 속이 편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