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이나 마트에서 알록달록 무늬가 있는 콩을 보면 눈길이 간다. 흔히 호랑이콩이라 부르는 이 콩은 무늬가 워낙 독특해서, 우리가 아는 강낭콩과는 아예 다른 별개의 콩이 아닐까 싶어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호랑이콩은 강낭콩의 한 종류다. 강낭콩은 알의 색과 무늬에 따라 흰 것, 붉은 것, 얼룩진 것 등 여러 품종으로 나뉘는데, 그중 연한 바탕에 붉은빛 도는 줄무늬가 호랑이 가죽처럼 얼룩덜룩하게 박힌 것을 호랑이콩이라 부른다.
그래서 기본적인 성질은 일반 강낭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호랑이콩은 알이 굵고 껍질이 부드러운 편이라, 푹 삶으면 속이 으깨지듯 포슬포슬해진다. 밥에 넣어 짓거나 조림, 콩자반으로 만들면 이 부드러운 식감이 잘 살아난다.
재미있는 점은 익히고 나면 그 선명한 무늬가 거의 사라진다는 것이다. 생콩일 때는 호랑이 무늬가 뚜렷하지만, 물에 불려 삶으면 색소가 빠지면서 전체적으로 거뭇하거나 연한 갈색으로 변한다. 그러니 그 화려한 무늬는 어디까지나 날콩일 때의 특징인 셈이다.
조리할 때는 미리 몇 시간 물에 불려 두면 한결 빨리 무르고 소화도 잘된다. 덜 익은 콩은 속이 딱딱하고 배탈을 일으킬 수 있으니, 충분히 익혀 먹는 것이 좋다.
고를 때는 알이 고르고 통통하며 무늬가 또렷한 것이 좋고, 너무 묵으면 아무리 삶아도 잘 안 무르니 햇것을 사는 편이 낫다. 정리하면 호랑이콩은 새로운 콩이 아니라 무늬가 예쁜 강낭콩이니, 밥에 넣으면 보기에도 좋고 식감도 부드러워 한 번쯤 써 볼 만하다. 삶은 콩은 한 번에 넉넉히 익혀 한 끼 분량씩 소분해 냉동해 두면,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꺼내 밥이나 반찬에 더하기 편하다.